蘇小小(소소소)
異名: 쑤샤오샤오, Sū Xiǎoxiǎo, Su Xiǎojun
중국의 역대 미인 중에 최고로 꼽는 4대 미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 초선(貂蟬), 양귀비(楊貴妃) 4명을 4대 미인으로 꼽는다. 이런 4명의 미인가운데 중국인들은 역시 나라를 보다 확실하게 망하게 한 서시를 최고의 미인으로 꼽는다고 한다. 그 서시가 항주 출신이라는 데서, 중국의 항주는 미녀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서시만큼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오늘날까지 항주를 비롯한 중국 남부에서 사랑을 받는 항주미인이 있으니 그의 이름이 바로 소소소(蘇小小)이다. 아마도 몸집이 크지 않고 아담해서 소소(小小)라는 이름을 얻었을 이 아가씨가 살던 시기는 남제(南齊 479-502)시대로서. 당나라가 망한 뒤에 양자강 남쪽에서 수많은 왕국들이 교대하던 그런 시기였다.
그녀는 어려서 부모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서령교(西泠橋) 부근의 이모집에서 자랐는데, 궁핍한 생활을 견디지 못해 기생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이 지방에서 가장 아름답고 총명한 데다, 시와 노래를 잘 불렀던 재기가 넘치는 여자였기에 곧 수많은 남성들의 연모의 대상이 된다. 하루는 소소가 수레를 타고 서호 부근을 구경하다가 호방한 풍모를 갖춘 청년을 만났다. 그는 한 필의 푸른 준마(청총마:靑驄馬)에 올라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소소는 그의 빼어난 모습에 한 눈에 마음을 빼앗겼다. 청년도 수레(油壁香車)에 앉아 있는 아름다운 소소를 보자마자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청총마를 타고 수레를 쫓아왔다. 소소는 蘇小小歌 또는 同心歌라고 하는 다음 노래를 불렀다.
첩승유벽거(妾乘油壁車)
랑과청총마(郞跨靑驄馬)
하처결동심(何處結同心)
서릉송백하(西陵松栢下)
첩은 유벽거를 타고 있고,
낭군은 청총마에 올라 계시니
어느 곳에서 마음을 함께 나눌까요?
서릉의 송백 아래에서나.
-남제南齊 고악부古樂府 '蘇小小歌'
자기 집이 서릉 숲에 있으니 알아서 찾아오라는 유혹의 노래였다. 소소는 노래를 부른 후 수레를 타고 가버렸다. 그 청년도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져 예물을 준비하고 서령교 입구로 소소를 찾아왔다. 청년은 재상이었던 완도(阮道)의 아들 완욱(阮郁)으로, 두 사람은 깊은 사랑을 나누고 결혼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여자의 신분이 기생임을 안 완욱의 집안에서 결혼을 반대하며 그를 서울로 불러들이자, 소소는 그 이후부터 온종일 외출을 삼간 채 집안에서 슬퍼하기만 한다.
시를 잘 짓고 노래를 잘하는 소소의 명성은 계속 솟아올랐지만 그녀는 아무나 부른다고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본래 몸이 허약한데다 완욱이 떠난 후 상심이 커지면서 결국 병이 깊어져 겨우 열아홉의 나이에 세상을 뜨게 된다. 그는 유언을 통해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서호 변 서령교(西泠橋) 옆에 묻어달라고 한다. 그런데 소소가 죽고 나서 3일 후 갑자기 심부름꾼이 말을 타고 나타나 소소를 찾는데, 활주자사(滑州刺史) 포상공(鮑相公)이 그녀를 찾는다는 것이었다. 포상공, 즉 포인(鮑仁)은 그녀가 비범함을 알아보고 은자 100냥을 주고 뒷바라지하여 서울로 보낸 선비였다.
소소가 사흘 전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포인(鮑仁)은 소복을 입고 황급히 달려와 그녀의 관을 잡고 울면서 말했다.
"소소소여! 당신은 진정으로 혜안을 지닌 여자였습니다. 나 포인이 세상에 나올 수가 있었던 것은 당신과 같은 지기가 아니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나의 지기가 없으니 누구에게 공명을 이룬 것을 자랑하겠습니까?"
포인은 비통한 마음을 안고 그녀의 유언에 따라 서령교 옆에 좋은 땅을 골라 그녀를 묻고 묘비명을 써주었다.
鮑仁이 떠나고 끝내 돌아오지 않았으나 그녀는 자살의 길을 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情感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으로 더 큰 걸음을 내디뎠다. 자신의 미색을 길거리에 드러내어 정갈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높은 담장을 비웃었다. 그녀는 정절보다 아름다움을 택한 것이다. 그리하여 남성의 세계가 그녀를 에워싸고 무상한 기쁨과 노여움으로 선회토록 했다. 끝내 중병에 걸려 생명의 불꽃이 다할 때가 되었으나 그녀는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젊은 나이이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죽음의 신이 19세의 나이에 다가온 것은 하늘이 자신에게 완벽함을 선사하기 위함이라고 여겼다.
관련한시
蘇小小墓(소소소묘) 李賀(이하)
幽蘭露 如啼眼 (유란로 여제안)
無物結同心 (무물결동심)
煙花不堪剪 (연화불감전)
草如茵 松如蓋 (초여인 송여개)
風爲裳 水為佩 (풍위상 수위패)
油壁車 夕相待 (유벽거 석상대)
冷翠燭 勞光彩 (냉취촉 로광채)
西陵下 風吹雨 (서릉하 풍취우)
난초에 맺힌 이슬 그윽하니, 눈물 머금은 눈망울 같구나.
무엇으로 마음을 맺으랴,
아련한 꽃을 꺾을 수도 없으니.
풀이 자리요, 솔 그늘이 덮개일세.
바람을 치마 삼고 물소리로 패옥 삼네.
유벽거를 타고서 저녁까지 기다려봐도
차가운 도깨비불만 헛되이 빛을 발하고
서릉 다리 아래엔 바람이 비를 몰아오누나.
蘇小小歌1(소소소가1)
張祜(장호)
車輪不可遮 (차륜불가차) 수레바퀴는 막을 수 없고
馬足不可絆 (마족불가반) 말 발굽은 동여맬 수 없도다
長怨十字街 (장원십자가) 십자로 길이 원망스러우니
使郎心四散 (사낭심사산) 낭군으로 하여금 마음 사방으로 흩어지게 하는구나
蘇小小歌2(소소소가2)
張祜(장호)
新人千里去 (신인천리거) 새 사람은 천리로 가버리고
故人千里來 (고인천리래) 옛 사람은 천리에서 오는구나.
剪刀橫眼底 (전도횡안저) 가위는 눈 밑에 빗겨 있으니
方覺淚難裁 (방각루난재) 방금 깨닫건대 눈물은 자르기 힘들구나.
蘇小小歌3(소소소가3)
張祜(장호)
登山不愁峻 (등산불수준) 산을 오름에 높음을 근심하지 않고
涉海不愁深 (섭해불수심) 바다를 밟음에 깊음을 근심하지 않는다네.
中擘庭前棗 (중벽정전조) 뜰 앞의 잣나무 속 쪼개어서
敎郎見赤心 (교낭견적심) 낭군에게 붉은 마음 보여서 가르치겠네.
中國美人
서시(西施) | 왕소군(王昭君) | 초선(貂蟬) | 양귀비(楊貴妃) | 趙飛燕(조비연) | 蘇小小(소소소) | 향비(香妃) |
No comments:
Post a Comment